여러분이 만든 API가 드디어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특정 사용자 한 명이 1초에 수천 번씩 여러분의 서버를 호출하기 시작합니다. 악의적인 디도스(DDoS) 공격일 수도 있고, 잘못 만들어진 스크래핑 봇(Bot)일 수도 있죠. 원인이 무엇이든, 이 비정상적인 트래픽 때문에 데이터베이스는 과부하에 걸리고, 결국 다른 모든 선량한 사용자들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대참사가 벌어집니다.
이런 '나쁜 이웃'으로부터 우리 시스템을 보호하고, 모든 사용자에게 공평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 방어 기술이 바로 API 속도 제한(Rate Limiting) 입니다.
속도 제한이란? 클럽 앞의 똑똑한 가드
API 속도 제한은 특정 기간 동안 한 명의 사용자(또는 IP 주소)가 보낼 수 있는 요청의 수를 제한하는 기술입니다. 인기 클럽 앞에 서 있는 가드(Bouncer) 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
- 규칙: "이 클럽은 1분에 5명씩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 정상 입장: 1분 동안 5명 미만의 손님이 오면, 가드는 모두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 제한 시작: 하지만 짧은 시간에 10명의 손님이 몰려오면, 가드는 앞선 5명만 들여보내고, 나머지 5명에게는 "잠시만요! 1분이 지난 후에 다시 줄을 서주세요"라고 말하며 입장을 막습니다.
API 속도 제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자당 1분에 60번만 요청 가능"이라는 규칙을 정해두고, 이 한도를 초과하는 요청에 대해서는 429 Too Many Requests 라는 에러 메시지를 응답하여 "진정하고, 나중에 다시 오세요"라고 알려주는 것이죠.
어떻게 구현할까? 토큰 버킷 알고리즘
속도 제한을 구현하는 데는 여러 알고리즘이 있지만,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 중 하나는 토큰 버킷(Token Bucket) 입니다.
- 각 사용자마다 정해진 크기의 '토큰 통(Bucket)' 이 있다고 상상합니다.
- 시스템은 이 통에 일정한 속도로(e.g., 1초에 1개씩) '토큰(Token)' 을 채워 넣습니다. 단, 통의 크기를 넘어 토큰이 넘치지는 않습니다.
- 사용자가 API를 요청할 때마다, 자신의 토큰 통에서 토큰을 하나씩 꺼내서 사용합니다.
- 만약 통에 토큰이 남아 있다면 요청은 성공적으로 처리됩니다.
- 하지만 순간적으로 너무 많은 요청을 보내 통이 비어버리면, 새로운 토큰이 채워질 때까지 요청은 거부됩니다.
이 방식은 사용자가 잠시 요청을 보내지 않으면 토큰이 통에 쌓이게 되므로, 순간적인 트래픽 폭증(Burst)을 어느 정도 허용해 주면서도 전체적인 요청률은 꾸준히 제어할 수 있는 유연한 방법입니다.
속도 제한이 주는 이점들
- 서비스 안정성 및 보호: 악의적인 공격이나 잘못된 클라이언트 코드로부터 서버와 데이터베이스가 다운되는 것을 방지하여, 서비스 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 공정한 자원 분배: 소수의 사용자가 시스템의 모든 리소스를 독차지하는 것을 막고, 모든 사용자에게 공평한 서비스 품질을 보장합니다.
- 비용 절감: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요청 수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필요한 트래픽을 차단하여 인프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 보안 강화: 비밀번호를 무차별 대입(Brute-force)하려는 공격 시도 등을 효과적으로 늦추거나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API 속도 제한은 단순히 악성 트래픽을 막는 수비적인 기술을 넘어, 안정적이고 공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용자와의 약속입니다. 잘 설계된 속도 제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우리 시스템을 지키며, 모든 사용자가 쾌적한 디지털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문지기 역할을 합니다.
"우리 집 문은 아무나, 아무 때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습니다" 라고 명확한 규칙을 세우는 것. 그것이 바로 성숙한 API가 갖춰야 할 기본 자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