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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 코드 vs. 마감 압박: 현실의 딜레마와 SI(System Integration) 환경에서의 생존 전략

DKel 2025. 10. 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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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코드(Clean Code)는 모든 개발자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목표입니다. 하지만 촉박한 마감 기한과 불완전한 요구사항이 지배하는 SI(System Integration) 환경, 특히 한국의 IT 환경에서는 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 깊은 괴리가 존재합니다. 클린 코드가 장기적으로 프로젝트의 생존력을 높이는 투자라면, 시간적 압박은 당장의 생존을 외치는 소리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클린 코드의 이상과 SI/SM(System Management) 프로젝트의 냉혹한 현실 사이의 딜레마를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그 사이에서 개발자가 취해야 할 최적의 생존 전략을 제시합니다.


1. 클린 코드의 이상과 현실의 충돌 지점

클린 코드의 핵심은 가독성, 유지보수성, 확장성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투자는 단기적으로 개발 속도를 늦춥니다.

1.1. 시간적 압박이 클린 코드를 밀어낼 때

  • 단기 마감 우선: SI 프로젝트는 대부분 고정된 기간과 예산 내에서 기능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일단 작동하게 하라(Make It Work)"는 원칙이 "깨끗하게 하라(Make It Clean)"는 원칙보다 압도적으로 우선합니다.
  • 코너링(Cornering)의 유혹: 급할 때는 임시 방편(Workaround)을 사용하거나, 함수를 분리하지 않고 한곳에 몰아넣는 스파게티 코드를 작성하는 유혹에 빠집니다. 당장은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지만, 이는 미래의 기술 부채(Technical Debt)가 됩니다.
  • 관리자의 인식: 많은 관리자(PM/PL)는 "클린 코드 리팩토링"을 당장의 납품에 필요한 기능 구현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미래의 비용 절감보다는 현재의 진척률을 우선시하는 시각이 강합니다.

2. SI 환경의 특수성: 기술 부채와 악순환

SI 프로젝트, 특히 발주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환경은 클린 코드를 적용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2.1. "기술 부채"의 누적과 대물림

  • 배경: 짧은 기간에 기능 완수에 집중하면서 쌓인 더티 코드(Dirty Code)는 프로젝트가 SM(유지보수) 단계로 넘어가면서 기술 부채가 됩니다.
  • 결과: 이 부채는 다음 프로젝트나 다음 개발자에게 그대로 전가됩니다. 기존 코드를 이해하고 수정하는 시간이 기능 구현 시간보다 길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며, 이는 클린 코드가 없는 환경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 잦은 인력 교체: SI 환경은 인력 이동이 잦습니다. 코드를 깨끗하게 작성하는 개발자가 퇴사하면, 그 코드를 물려받는 후임자는 불친절한 레거시 코드와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2.2. "요구사항 변동"의 위험

  • 현실: SI 프로젝트는 중간에 고객의 요구사항이 크게 바뀌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처음부터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복잡하게 추상화해 둔 코드는 요구사항 변경 시 수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 딜레마: 지나친 클린 코드 원칙(예: 불필요한 디자인 패턴 적용)은 오히려 유연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아, "일단 단순하게 만들고 나중에 리팩토링"하자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합니다.

3. 현실적인 총평: '완벽함' 대신 '합리적 타협'

클린 코드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클린 코드를 추구하다 마감 기한을 놓치는 것도 프로페셔널하지 않습니다.

3.1. 클린 코드는 '필요'가 아닌 '투자'다

  • 핵심 인식: 클린 코드는 당장 프로젝트를 움직이게 하는 '기능(Feature)'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생명 보험에 드는 '투자(Investment)'입니다. 개발자는 이 투자 가치를 관리자에게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합니다.
  • 최소한의 원칙: 모든 것을 클린하게 만들 수 없다면, 적어도 가장 위험하고 자주 수정될 부분(Hotspot)**에 대해서만 클린 코드를 적용해야 합니다.

3.2. SI 환경에서의 "클린함"에 대한 재정의

SI 환경에서 클린 코드를 적용하기 위해 다음의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1. 명확한 네이밍(Naming)은 생명선: 시간 압박이 있더라도, 변수, 함수, 클래스 이름만큼은 반드시 명확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이는 주석 없이도 코드가 스스로 설명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방어선입니다.
  2. 함수 길이 제한: 함수(메서드)의 길이가 15~20라인을 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이 정도는 짧은 시간 안에 분리할 수 있으며, 디버깅 범위를 좁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3. 린터(Linter)와 포맷터(Formatter)의 강제: ESLint, Prettier와 같은 도구를 도입하여 스타일의 일관성을 자동화해야 합니다. 이는 개발자 간의 불필요한 스타일 논쟁을 없애고, 코딩 규칙을 강제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4. 결론: 지속적인 리팩토링을 문화로 만들라

SI 프로젝트에서 클린 코드를 위한 최선의 전략은 "한 번에 완벽하게"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입니다.

  • 기술 부채 상환 시간 확보: 스프린트(Sprint)나 개발 주기마다 10%~15%의 시간을 기술 부채 상환(Refactoring) 시간으로 명확히 할당해야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핵심 모듈의 복잡도를 낮추고, 당장의 생존뿐만 아니라 미래의 효율성까지 도모해야 합니다.
  • 책임감 있는 이직 문화: 코드를 깨끗하게 작성하는 것은 다음 동료, 그리고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직업 윤리입니다. 특히 인력 교체가 잦은 SI 환경에서는, 클린 코드가 곧 떠나는 사람이 남기는 최고의 유산입니다.

클린 코드는 이상이 아닌, 성공적인 SI 프로젝트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비용 절감 전략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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